화이자 백신, 그리고 부작용. 백신패스에 대한 나의 생각

접종 당일
추석 껴서 연차를 쓴 김에 백신 맞고 쉬자는 마음으로 1차 백신을 예약해 맞았다.
무서웠던 거와는 다르게 아무렇지도 않았다. 첫날엔 아무런 증상 없이 넘어가고 2-3일 차에 팔만 좀 아팠다.


접종 후 1주 차
일주일 차 까지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나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운동을 재개했다.
한 달 뒤 버츄얼 마라톤을 신청했었기 때문에 체력을 올릴 겸 일주일이나 쉬어서 뻐근했던 몸을 일으켜 러닝, 헬스를 다시 열심해했다.

이때부터 왼쪽 쇄골 부분에 콕콕 찌르는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크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그냥 신경이 쓰일 정도라 별거 아니겠지 하며 평소처럼 지냈다.



접종 후 2주 차
쇄골 통증이 조금씩 잦아지기 시작했고 두근거림+가슴주변 콕콕 찌르는 통증이 시작됐다. 불안감에 애플 워치로 맥박을 주기로 쟀지만 맥박은 정상이였다.

2주 차가 끝날 때쯤 운동을 하는 와중에 심하게 숨참과 어지러움이 동반해 얼마 하지 못하고 집에 왔다. 그 이후 두근 거림과 흉통이 더욱 심해지고 6-7시간가량 지속돼 불안한 마음에 밤 12시쯤 24시 의원을 찾아 진료을 받았다.

의사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곧 호전될 거 같지만 너무 불안하면 큰 병원을 가보라는 말만 했고, 할 수 있는 게 그대로 집에 돌아가 불안감에 자는 것밖엔 없었다.



접종 후 3주 차
그때 이후 통증은 더 심해지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팀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출근 전 접종한 내과에서 엑스레이와, 심전도, 피검사를 했다. 이번 역시 의사는 흔히들 호소하는 부작용이고 금방 호전이 된다고 했다. 처방해준 소염제를 받고 출근을 했다.

출근 후 점심을 먹은 뒤부터 조금씩 열이 올라오고 어지럽고 힘이 없는 느낌이 났다... 그리고 퇴근을 하는 지하철 안
갑작스럽게 맥박이 엄청 빨라지며 시야가 하얘지고 온몸에 피가 안 통하는 느낌이 들어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주저앉아버렸다. 옆에 앉아있던 여성분이 앉으라며 자리를 양보해 앉았지만, 호흡까지 조여 오는 공포감에 응급차를 불러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바로 다음 역에 내리며 여성분은 119 신고를 해주셨고 여성 분지인이 날 부축해주었다. 10-20분가량 지났을까 방역복 입은 소방대원분들의 부축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으로 실려가는 와중에 열이 조금 있던 상태라 격리실을 찾아야 했고 +퇴근길 덕에 거의 3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그마저도 밖에서 20분가량 대기를 했던 거 같다... 다행히도 수액 맞고 안정을 취하며 증상은 나아졌지만, 가족이 옆에 없는 서러움에 계속 울었던 거 같다 ㅜㅜ..

---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고, 그냥 심장에 오는 근육통 같은 거라는,,, 간호사의 설명과 약 처방을 받고 퇴원했다.




다행히도 두 달이 지난 지금은 거의 호전이 된 상태이고 건강을 다시 찾았지만, 응급실 다녀온 이후로 극심한 불안감에 한동안 공황장애로 고생했다,,, 증상 때문에 좋아하던 운동도 거의 한 달간 하지 못했고 너무 우울하고 불안한 나날들을 보냈다.



백신 패스에 대한 나의 생각

1차 때 경험했던 부작용 때문에 2차는 접종을 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난 미접종자다. 백신 패스를 받을 수 없다.
내 상황을 아는 친구들이나 가족, 회사 사람들은 모두 이해해주고 주변에서 강요하는 사람은 없지만, 가장 큰 제약이 생겼다... 실내체육시설 백신 패스 도입. 유일하게 낙이였던 내 일상마저 무너지는 느낌.

백신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나도 백신 그냥 맞자 주의였고, 1차가 무난히 넘어갔더라면 별걱정 없이 2차를 맞았을 것이다. 적은 확률로 내가 부작용을 겪었기 때문에 생각은 달라졌다. 그렇지만 백신 패스는 미접종자에겐 제한을 주며 접종자에게 ‘우월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몇몇은 화살을 다 미접종자에게 돌리기도 한다. 그들이 부작용 피해자 거나 그들의 가족일 수도 있단 걸 배재하지 않은 채.

우리는 우리 모두의 선택을 존중받을 순 없는 건가?